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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화분에 담다…‘이동식 나무’ 아이디어로 도심에 숲을 만든다 2020-11-03

도심에 공원을 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건물이 구획에 따라 들어서 있고, 도로도 정비된 상태라 나무를 심을 공간이 없다. 가로수라도 몇 그루 심으려면 도로를 파내야 한다. 사회적기업 헤니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이동식 나무’를 만들어 보급한다. 대형 화분에 나무를 심어놓은 형태라 설치가 간단하고 여기저기 옮길 수도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광장, 여의도 한강공원 등에서 볼 수 있다. 김대환 헤니 이사는 “도심에 녹지를 만들려면 토지를 확보하고 나무를 심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동식 나무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설치’만 하면 된다”고 했다.


사회적기업 헤니에서 ‘이동식 나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대환 도시녹화사업부 이사. /김정윤 청년기자


화분에 담긴 나무, 도시 숲 조성도 쉽게

“우리나라에서 조경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88올림픽입니다. 올림픽을 기점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건설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조경 공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죠. 다양한 수목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지만, 조경수를 거래하는 중간 상인의 정보 독점으로 불공정한 거래가 만연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농장주와 구매자에게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김대환 이사는 조경수 거래 플랫폼 ‘트리디비’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트리디비는 2001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온라인 나무 직거래 사이트로 조경수 생산, 관리, 유통에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목받았다. 최근 이동식 나무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사회적기업 헤니는 트리디비의 성공을 기반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헤니는 현재 SK임업과 손을 잡고 ‘이동식 나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8년 SK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도시 숲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를 찾았고, 헤니와 의기투합해 ‘모바일플랜터’라는 이름의 ‘이동식 나무’를 개발하게 됐다. 현재 모바일플랜터의 생산과 판매는 헤니가 도맡아 하고 있으며, SK는 기술, 특허, 농장 운영비용을 지원한다.

모바일플랜터는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방안 중 하나인 ‘도시 숲 조성’ 정책과 함께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17년 도시 숲이 도심의 미세먼지(PM10)를 25.6%, 초미세먼지(PM2.5)를 40.9%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모바일플랜터의 공략 대상은 녹지가 없는 도심이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뒤덮여 나무를 심을 수 없는 지역에 이동식 나무를 설치한다. 생육 플랜터에 식재된 나무를 옮기기만 하면 된다. 주요 설치 지역은 교량 위와 광장이다. 다리 위에 나무를 심기에는 제약이 많다. 흙을 쌓고 나무를 심는 작업 자체가 무척 까다롭고 통행에 방해돼서도 안된다. 모바일플랜터는 짧은 시간 안에 최소한의 면적을 이용해 긴 교량에 그늘을 형성할 수 있다.


도로 모퉁이에 나무 한그루…마을 전체를 녹지로

이동식 나무는 도시재생에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 녹지 조성을 위한 방안으로 모바일플랜터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다. 도시재생사업에는 공간과 비용 문제가 항상 따라붙는다. 대체로 땅값이다. 김대환 이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녹지를 조성하려면 가각(도로의 모퉁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사거리, 주택가 등 길의 가각에는 공간이 존재한다. 그곳에 한 그루의 나무를 설치하기만 해도 그늘을 제공하며 녹지를 제공할 수 있다. 양주시 은현면 안전마을의 환경개선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나무를 심을 공간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모바일플랜터는 도로 모퉁이마다 설치된 나무 한 그루로 마을 전체에 녹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모바일플랜터의 주요 고객은 공공기관이다. 헤니는 공공구매지원 우선 거래 제도를 통해 전국 공공기관과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의 ‘움직이는 공원 조성 사업’ 추진으로 모바일플랜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간단한 설치로 녹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은 부담으로 남는다. 설계부터 설치까지의 모든 공정에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헤니는 납품단가를 낮추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우선 나무로만 구성된 플랜터를 철물 혼합물로 변경하면 단가를 낮추면서 내구성도 높일 수 있다. 하반기에 시제품을 만들어 내년도에 시범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운송비를 낮추는 것이다. 수목 운반에는 크레인, 트럭 등이 동원되는데 한 번 이용하는 데에도 큰돈이 들기 때문이다.

나무를 설치하는 일은 간단하지만 지속적인 관리도 필수다. 대나무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가운데 하나가 관리를 안 해도 잘 자랄 것이란 기대감이다. 토심이 얇아 수분이 부족하면 나무 상태가 악화되고,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썩게 된다. 모바일플랜터에 사물인터넷(IoT)을 달아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나무의 생장을 관리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는 “나무가 죽는 이유의 90%는 물관리의 실패”라며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김정윤 청년기자(청세담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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